호기심에 빛을 비추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기민하게 찾아내는 발견가 소빈.
그는 별자리나 등대에 기대어 길을 찾지 않는다.
직감이 이끄는 대로 유일하고 무한한 자기만의 지도를 그려 나간다.
그의 지도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변주가 새겨져 있고 또 새겨지고 있다.
내가 만든 삶의 방식
Chapter 1. yesterday
Q. 반갑습니다.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홍제동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모델과 인플루언서 일을 함께하고 있는 소빈이라고 합니다.
Q. 소빈님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요. 어떤 아이였나요.
어린 시절의 저라니, 까마득하네요. 초등학생 때는 매우 활동적이고 적극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중학교에 올라간 후에는 사춘기를 맞으면서 교우 관계와 학업이 꽤 힘들었어요.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고부터 점점 자아를 찾아갔던 것 같습니다. 진로도 정하고요.
마음이 맞는 친구와 선생님도 이때 확연히 드러났던 듯싶어요. 돌이켜보면 친구를 아주 좋아했어요.
그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저도 매우 밝았던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Q. 진로는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와 함께 우연히 전봇대에 붙어있던 청소년 뮤지컬 극단의 오디션 전단을 보게 됐어요.
호기심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친구는 떨어지고 저만 붙어 작은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당시 연습실에 나가는 시간이 정말 즐거웠어요.
Q. 그렇게 우연히, 하지만 자연스레 연극영화과에 진학했군요.
극단을 이끌어주셨던 선생님께서 당연한 듯이 ‘3학년에 올라가면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할 거냐.’라고 물으셨어요.
그때 처음 그런 학과가 있다는 걸 알았고 자연스럽게 준비하게 되었어요.
Q. 무엇을 준비했나요.
사실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하지는 않았어요.
좋아하는 언어와 영어 과목이 지원하는 대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어서 ‘기본만 하자.’라는 마음이었어요.
단, 무조건 서울에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수능 시험을 치르자마자 학동역 고시원에 짐을 풀고 연기 학원에 다녔습니다.
Q. 일본으로 유학도 떠났어요. 일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키티에 대한 호기심이었어요. 유치원에 다닐 무렵 언니와 헬로키티 비디오 테이프를 즐겨 봤어요. 분명히 입이 있었고 더빙이었지만, 말도 했어요.
그런데 성인이 될 즈음 다시 만난 키티는 입이 없는 거예요. 궁금해서 찾아보니 동심과 상상력을 위해서 원래 입이 없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글을 접한 후 키티와 일본이 궁금해졌어요.
Q. 그래서 키티를 만나러 갔나요.
19살에 처음 오사카로 해외여행을 갔어요. 그 여행 때 사 온 키티 쿠션은 지금도 정말 소중히 아끼는 물건이에요.
Q. 유학 생활에 대해 더 말해줄 수 있나요.
첫 일본 여행 때 고마운 경험을 했어요. 가고 싶었던 가게를 못 찾고 헤매다가 다급해 눈앞에 있는 보석방 같은 가게에 들어갔어요.
가게에 계신 할아버지께 구글맵을 보여드리며 바디랭귀지로 길을 여쭤보니 잠시 가게 문을 닫고 자전거로 데려다주셨어요.
그 할아버지로 인해 일본에 더 매료되었어요.
Q. 일본으로 떠나게 된 결정적 이유가 되었나 봐요.
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해외에서의 삶을 고민하던 중 마음과 거리가 가까운 일본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입국 후 3개월은 어학원 생활과 여행을 동반했어요. 그러다 오모테산도의 라테스트라는 카페에서 일을 했어요.
목적이 있는 유학이 아니라 공부보다는 문화를 경험했어요.
제가 겪은 일본은 평범하든 그렇지 않든 개성이 뚜렷하고, 본인이 하는 일에 꽤 진심인 사람들이 사는 나라였어요.